연극 '쥐덫'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011/12) :: 2011/12/28 04:30

< 연극 '쥐덫' >
애거사 크리스티를 아시는 분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작품인 '쥐덫'
서울시극단에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서 연극을 한다고하길래 냅다 봤습니다.
이야기는 펜션을 개장한 한 부부앞에 나타난 다섯명의 손님. 그리고 런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방문한 형사. 이렇게 8명의 사람이 주변이 눈으로 덮인 펜션에서 살인사건을 맞이한다는 전개로 시작합니다.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원작과는 다른 느낌으로 후반부의 전개가 스무스하게 넘어갔던 부분이 무척이나 새로웠고. 비교할만한 맛이 나는 연극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점은 소설로 읽으면서 머리속으로만 상상했던 장면을 실제로 볼 수 있음에 무척 만족했고. 원작 자체가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이 되지만 펜션의 부분부분들에 대한 공간적 무대를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상당히 명쾌하게 내주어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시대상황을 맞추어서 구급차의 사이렌이라던가 별장을 펜션이라고 고쳐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을 가졌었지만. 그래도 극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전혀 무리수가 없는 변화였기때문에 무난하게 패스~!
배우들의 연기는 각 캐릭터에 맞춰서 무난한 인상을 받았는데. 그 와중에서도 상당히 무게감 있게 연기하셨던 보일부인역의 김지희씨와 파라비치니역의 함건수씨. 메카프소령역의 김인수씨의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연륜있으신분들의 연기가 유난히 눈에 띄였던 느낌이었는데요. 전반적으로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관람하기 무척이나 기분 좋았던 연극이었습니다. 특히나 보일부인은 정말 히스테리의 정점인지라.. 보면서 짜증이 무럭무럭생기는것이.. 살의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카프소령의 목소리가 딱 취향인지라 그냥 나올때마다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었고. 파라비치니의 경우 듬직하니 멋진 체격(?!!)에 능글능글함이 그냥 제맛인지라 흐뭇할 수 밖에 없었어요.
배경음의 경우 머더구스의 노래가 이야기 전반에 깔려있는것치고는 비중이 공기만큼 없어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일단 배경음 자체가 워낙 미비한 연극이었기에 기억이 잘 안나는듯 싶어요. 근데 정해진 시간안에서 대사가 워낙 많은 연극이다보니 배경음이 있으면 그게 더 방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무대디자인은 저예산이라는 티가 좀 나는게 흠이었지만 그래도 동선을 최대한으로 잘 짜여졌다는것이 느껴지는 디자인이었어요. 오른쪽으로 배치되어있는 두 출입구가 당최 어디로 이어지는건지 알수없게 애매모호하다는것이 조금 흠이었지만 어차피 그쪽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으니까 괜찮고! 출입구와 접해있는 메인 응접실공간의 가구등이 고급스러운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은 조금 에러였지만..;
팜플랫에 적혀진 무대디자이너분의 생각이 대부분 잘 활용된듯하여 무척 만족스럽더라구요. 그래도 벽의 검푸른색은 무슨 이끼처럼 보여서 보일부인의 대사처럼 벽에 금간거처럼 보이고 오래된 펜션처럼 보인다는말에는 동감할 수 밖에 없달까...;;
* 극의 주인공인 몰리부인의 귀여운 의상과 미칠듯한 능글함의 파라비치니의 의상은 그야말로 최고.. (>_<b)
* 눈이 너무 와서 스키타고 왔다는 형사의 위트있는 대사. (그 대사 완전 빵터졌어요!!)
* 금방 찾을 줄 알았던 공연장의 훼이크.. (OTL...)
* 바로 앞에 앉았던 모호끼가 다분했던 두 남정네의 흐뭇한 모습등..
* 참고로 대학로 예술극장 3관은 정말 제대로 잘 찾아가셔야 될듯. 위치가 너무 애매하더라구요.;
이래저래 눈도 귀도 즐거웠던 공연이었습니다.

서울시극단에서 정식 라이센스를 받아서 연극을 한다고하길래 냅다 봤습니다.
이야기는 펜션을 개장한 한 부부앞에 나타난 다섯명의 손님. 그리고 런던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방문한 형사. 이렇게 8명의 사람이 주변이 눈으로 덮인 펜션에서 살인사건을 맞이한다는 전개로 시작합니다.
원작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캐릭터가 추가되었고. 원작과는 다른 느낌으로 후반부의 전개가 스무스하게 넘어갔던 부분이 무척이나 새로웠고. 비교할만한 맛이 나는 연극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점은 소설로 읽으면서 머리속으로만 상상했던 장면을 실제로 볼 수 있음에 무척 만족했고. 원작 자체가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이 되지만 펜션의 부분부분들에 대한 공간적 무대를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상당히 명쾌하게 내주어서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원작과는 다르게 시대상황을 맞추어서 구급차의 사이렌이라던가 별장을 펜션이라고 고쳐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을 가졌었지만. 그래도 극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전혀 무리수가 없는 변화였기때문에 무난하게 패스~!
배우들의 연기는 각 캐릭터에 맞춰서 무난한 인상을 받았는데. 그 와중에서도 상당히 무게감 있게 연기하셨던 보일부인역의 김지희씨와 파라비치니역의 함건수씨. 메카프소령역의 김인수씨의 연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연륜있으신분들의 연기가 유난히 눈에 띄였던 느낌이었는데요. 전반적으로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관람하기 무척이나 기분 좋았던 연극이었습니다. 특히나 보일부인은 정말 히스테리의 정점인지라.. 보면서 짜증이 무럭무럭생기는것이.. 살의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메카프소령의 목소리가 딱 취향인지라 그냥 나올때마다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었고. 파라비치니의 경우 듬직하니 멋진 체격(?!!)에 능글능글함이 그냥 제맛인지라 흐뭇할 수 밖에 없었어요.
배경음의 경우 머더구스의 노래가 이야기 전반에 깔려있는것치고는 비중이 공기만큼 없어서 그 점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일단 배경음 자체가 워낙 미비한 연극이었기에 기억이 잘 안나는듯 싶어요. 근데 정해진 시간안에서 대사가 워낙 많은 연극이다보니 배경음이 있으면 그게 더 방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무대디자인은 저예산이라는 티가 좀 나는게 흠이었지만 그래도 동선을 최대한으로 잘 짜여졌다는것이 느껴지는 디자인이었어요. 오른쪽으로 배치되어있는 두 출입구가 당최 어디로 이어지는건지 알수없게 애매모호하다는것이 조금 흠이었지만 어차피 그쪽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으니까 괜찮고! 출입구와 접해있는 메인 응접실공간의 가구등이 고급스러운 느낌이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은 조금 에러였지만..;
팜플랫에 적혀진 무대디자이너분의 생각이 대부분 잘 활용된듯하여 무척 만족스럽더라구요. 그래도 벽의 검푸른색은 무슨 이끼처럼 보여서 보일부인의 대사처럼 벽에 금간거처럼 보이고 오래된 펜션처럼 보인다는말에는 동감할 수 밖에 없달까...;;
* 극의 주인공인 몰리부인의 귀여운 의상과 미칠듯한 능글함의 파라비치니의 의상은 그야말로 최고.. (>_<b)
* 눈이 너무 와서 스키타고 왔다는 형사의 위트있는 대사. (그 대사 완전 빵터졌어요!!)
* 금방 찾을 줄 알았던 공연장의 훼이크.. (OTL...)
* 바로 앞에 앉았던 모호끼가 다분했던 두 남정네의 흐뭇한 모습등..
* 참고로 대학로 예술극장 3관은 정말 제대로 잘 찾아가셔야 될듯. 위치가 너무 애매하더라구요.;
이래저래 눈도 귀도 즐거웠던 공연이었습니다.

< 연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사방팔방에 몸을 숨기고 있는 대학로예술극장... 저는 이번에도 헤맸습니다.. (OTL...)
애거사 크리스티 정식 라이센스 연극 제 2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건 '쥐덫'보다 더 유명한 작품으로 추리소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이런저런 매체로 접해봤을 작품이죠. 특히나 이 소설에 나오는 열개의 인디언 인형은 그 유명한 할아버지 이름을 남발하면서 이곳저곳에 커플브레이커로 이름을 날리고 사방에 죽음 포인트를 날리면서 몇십년째 유급해서 고딩이라고 속이고다니는 김전일의 파렴치한 살인행각에서도 나옵니다.
이야기는 인디언섬으로 유명한 섬에 오웬이라는 부자가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 호화판 별장을 지었다가. 우습게도 아내가 배멀미를 해서 쓰지 못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리고 그 섬에 고용인 2명을 포함한 총 10명의 사람이 별장의 파티에 초대가 되는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이야기를 늘어놓자면 이미 네타가 되기때문에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이야기의 전개와 대사의 흐름이 초반에 무척 빠르게 진행된 점이 아쉽지만. '쥐덫'과는 달리 이 작품은 장편이고. 원작에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독백등을 과감히 빼버리고 핵심포인트만 추출해서 전개시키려다보니 초반에서 모든 긴장을 동원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중반과 후반에 힘이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작과는 달리 살해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레코드판 살인마의 설명이 나름의 키포인트랄까요.
안그랬으면 다 대사로 처리해야하는데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굳이 대사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달까.. 어떻게든 대사를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안구에 습기가 차더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든 공연시간에 맞춰서 이야기를 줄이는 노력은 후반부에서까지 빛을 발했으니...
원작에 있는 에필로그부분을 완벽하게 삭제해버리고. 범인의 나레이션으로 끝맺음을 내는. 그야말로 원작의 트릭을 과감하게 뭉개버리는 전개로 끝을 내버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라는 츳코미를 넣고싶지만 이미 연극내내 보여주었던 이야기 초줄임의 노력을 계속 보았던지라 뭐라고 이야기할수 없는 씁쓸한 느낌만이 남았달까요. '그래. 이야기를 줄이느라 수고했어..' 라는 위로의 말을 날려주고 싶은 이 기분.. (OTL....)
왠지 이런 전개를 인정하면 내가 지는거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라고 납득해버릴 수 밖에 없는 이 기분.. (쿨럭)
그래요. 단점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으니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말해 이 작품은 섬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잖아요. 근데 살인사건은 방에서도 일어나고 밖에서도 일어나고 응접실에서도. 장작더미 근처에서도. 사방팔방에서 일어나는데 정작보이는건 응접실 하나뿐.. 하.. 하다못해 어떻게든 방 하나만 있었어도 마지막 전개에서 태엽으로 돌려서 내려오는 목줄같은건 없었을거라구요.. (ㅜㅜ)
흠흠.. 무대디자인이 딱히 마음에 안드는것은 아니지만. '쓰릴미'에서 보여주었던 간소하면서도 다중화된 배경을 보여주는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에. 정말로 딱 한 곳만 보여주는 배경에 대해서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배경에 따라서 이야기의 전개가 무척이나 비틀어졌기때문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거 같아요.
위의 나열한 단점만 보자면 정말 아쉬운 연극이 되었겠지만. 원작에서 보이는 각 인물들의 세세한 심리묘사를 간략하게 생략한 대신 배우들의 눈빛이라던가 몸짓. 그리고 대사만으로도 이야기 전개가 시원시원하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안정된 느낌의 원작의 캐릭터보다는 조금 더 생동감있게 히스테릭함을 표현하는 캐릭터들의 과장된 모습을 보면서 몰입도가 높아지는것이 무엇보다도 이 연극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더라구요.
담담한아줌마에서 광신도아줌마로 변한 에밀리 브렌트라던가. 원작에서는 아내가 죽고나서 별 비중이 없었는데 연극에서는 은근 개그&호러 담당이었던 로저스씨라던가.. 원작에서는 교류가 미미했던 롬바드씨와 블로어씨의 애정행각(?!)을 연상케하는 투닥거림이라던가..;; 나름 주인공에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인물이었는데 연극에서는 묘한 4차원 개그로 관객을 초토화시킨 워그레이브판사님이라던가.. 롬바드씨와 블로어씨의 애정행각(?!)때문에 상대적으로 묻혀버린 베라씨라던가.. (OTL...)
오묘한 부분에서 나오는 4차원 개그가.. 그것도 상황적 개그라기보다는 오로지 캐릭터개그라는 면에서 이 연극은 캐릭터부분에서만큼은 100% 평점을 줄 수 있을듯합니다. 그러고보니 초반에 죽은 캐릭터말고는 한번씩 4차원 개그를 쳤군요.. 이런 캐릭터 연극같으니!!
그러고보니 개그포인트가 무척이나 황당했는데. 처음서부터 난로 옆 의자에서 조용히 고요한 오오라를 내뿜고 있던 테디베어는 동물원대목에서 포인트로 작용을 한다던가. 그냥 황당난감코믹의 마지막 장면에서 태엽감기로 등장하는 목줄이라던가.. 시간이 남아도시는 워그레이브판사님의 저택트릭으로 마무리.. (OTL...)
이래저래 황당한 개그포인트와 초스피드의 전개를 보여주는 연극이었지만 몰입도도 상당히 좋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무엇보다 좋았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많이 남을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블랙아웃시간이 상당히 많을것으로 예상되었었는데 생각보다 없었다는것도 장점으로 뽑을 수 있겠네요. 그만큼 대본과 연출의 짜임새가 괜찮다는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니까요.
정식 라이센스판이라면서 원래의 인디안 인형이 아닌 장난감 병정이라는것이 무척 아이러니 합니다만. '쥐덫'과 비슷하게 배경음의 비중이 공기수준이었기때문에 그냥 긴박감을 알려주기위한 소품의 정도로만 사용된걸로 기억될듯 싶습니다.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는데 뭔 노래인지는 알아듣기 힘들었기때문에..;;
'쥐덫'이나 이 연극이나 팜플랫에 악보까지 그려져있지만 실제로 기억도 안난다는것이 넌센스..;;
* 그 분이 죽었을때의 그 모습이 상당히 임팩트있을것이라 예상했는데 우스꽝스러워서 폭소한 1인.
* 마지막에 태엽 목줄에 상당히 분노했던 3인.. (방 하나만!!이라고 외쳤더랬죠)
* 잊어버릴때쯤 등장하셔서 개그를 날리시는 로저스씨의 비중.. (대체 왜?!)
* 워그레이브판사님의 잊지못할 개그포인트.. 그래서 난 여기 앉아있다능... (명대사입죠)
* 연출자의 노림수인지 단순히 내 눈이 썩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로 롬바드*블로어의 커플링.. 은혜로웠습니다.. 새로운 커플링에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며칠전에 아저씨 온리전을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나이에 아저씨*아저씨 커플링에 눈을 뜨게 될줄이야.. 게다가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으로.. (으하하하하하)
* 팜플랫은 싼 가격치고 꽤 괜찮습니다. 여타 크기만 크고 가격만 비싼 뮤지컬 팜플랫과는 수준이 틀려요.
* 브렌트 아줌마의 광신도 연기는 흡사 영화 '미스트'의 그 광신도 아줌마가 생각났더랬습니다.
* '쥐덫'에서 쓴 배경소품(책장)을 이 연극에서도 활용하는 센스..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ㅜㅜ)
* 좌석은 6줄인데 가로로 상당히 길어서 단순 소극장을 생각했는데 무대는 무척 컸습니다. 웃긴건 '쥐덫'때랑 무대배치가 똑같다는거.. 그냥 출입구가 하나만 없어졌을뿐.. 무대동선 완전 똑같고.. (먼산) 이번에도 위치가 어딘지 몰라서 헤맸는데 알고보니 맨 처음 모인 커피집 바로 옆이었다는.. 그냥 눈 뜬 장님;; (OTL..)
* 의외로 사람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전 석 매진이었나봐요.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갖춘(?!) 그런 연극이었습니다.
다음년도에도 공연을 한다면 한번 더 보러가고 싶은 그런 연극이예요.
애거사 크리스티 정식 라이센스 연극 제 2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건 '쥐덫'보다 더 유명한 작품으로 추리소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이런저런 매체로 접해봤을 작품이죠. 특히나 이 소설에 나오는 열개의 인디언 인형은 그 유명한 할아버지 이름을 남발하면서 이곳저곳에 커플브레이커로 이름을 날리고 사방에 죽음 포인트를 날리면서 몇십년째 유급해서 고딩이라고 속이고다니는 김전일의 파렴치한 살인행각에서도 나옵니다.
이야기는 인디언섬으로 유명한 섬에 오웬이라는 부자가 자신의 아내를 위해서 호화판 별장을 지었다가. 우습게도 아내가 배멀미를 해서 쓰지 못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리고 그 섬에 고용인 2명을 포함한 총 10명의 사람이 별장의 파티에 초대가 되는것으로 시작이 됩니다.
이야기를 늘어놓자면 이미 네타가 되기때문에 내용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이야기의 전개와 대사의 흐름이 초반에 무척 빠르게 진행된 점이 아쉽지만. '쥐덫'과는 달리 이 작품은 장편이고. 원작에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독백등을 과감히 빼버리고 핵심포인트만 추출해서 전개시키려다보니 초반에서 모든 긴장을 동원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중반과 후반에 힘이 빠져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원작과는 달리 살해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시는 레코드판 살인마의 설명이 나름의 키포인트랄까요.
안그랬으면 다 대사로 처리해야하는데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굳이 대사로 표현할 필요가 없었달까.. 어떻게든 대사를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안구에 습기가 차더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든 공연시간에 맞춰서 이야기를 줄이는 노력은 후반부에서까지 빛을 발했으니...
원작에 있는 에필로그부분을 완벽하게 삭제해버리고. 범인의 나레이션으로 끝맺음을 내는. 그야말로 원작의 트릭을 과감하게 뭉개버리는 전개로 끝을 내버렸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라고!!' 라는 츳코미를 넣고싶지만 이미 연극내내 보여주었던 이야기 초줄임의 노력을 계속 보았던지라 뭐라고 이야기할수 없는 씁쓸한 느낌만이 남았달까요. '그래. 이야기를 줄이느라 수고했어..' 라는 위로의 말을 날려주고 싶은 이 기분.. (OTL....)
왠지 이런 전개를 인정하면 내가 지는거 같지만 그래도 상관없어.. 라고 납득해버릴 수 밖에 없는 이 기분.. (쿨럭)
그래요. 단점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으니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말해 이 작품은 섬 안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잖아요. 근데 살인사건은 방에서도 일어나고 밖에서도 일어나고 응접실에서도. 장작더미 근처에서도. 사방팔방에서 일어나는데 정작보이는건 응접실 하나뿐.. 하.. 하다못해 어떻게든 방 하나만 있었어도 마지막 전개에서 태엽으로 돌려서 내려오는 목줄같은건 없었을거라구요.. (ㅜㅜ)
흠흠.. 무대디자인이 딱히 마음에 안드는것은 아니지만. '쓰릴미'에서 보여주었던 간소하면서도 다중화된 배경을 보여주는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에. 정말로 딱 한 곳만 보여주는 배경에 대해서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배경에 따라서 이야기의 전개가 무척이나 비틀어졌기때문에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거 같아요.
위의 나열한 단점만 보자면 정말 아쉬운 연극이 되었겠지만. 원작에서 보이는 각 인물들의 세세한 심리묘사를 간략하게 생략한 대신 배우들의 눈빛이라던가 몸짓. 그리고 대사만으로도 이야기 전개가 시원시원하게 되었다는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안정된 느낌의 원작의 캐릭터보다는 조금 더 생동감있게 히스테릭함을 표현하는 캐릭터들의 과장된 모습을 보면서 몰입도가 높아지는것이 무엇보다도 이 연극의 장점이라고 말하고 싶더라구요.
담담한아줌마에서 광신도아줌마로 변한 에밀리 브렌트라던가. 원작에서는 아내가 죽고나서 별 비중이 없었는데 연극에서는 은근 개그&호러 담당이었던 로저스씨라던가.. 원작에서는 교류가 미미했던 롬바드씨와 블로어씨의 애정행각(?!)을 연상케하는 투닥거림이라던가..;; 나름 주인공에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인물이었는데 연극에서는 묘한 4차원 개그로 관객을 초토화시킨 워그레이브판사님이라던가.. 롬바드씨와 블로어씨의 애정행각(?!)때문에 상대적으로 묻혀버린 베라씨라던가.. (OTL...)
오묘한 부분에서 나오는 4차원 개그가.. 그것도 상황적 개그라기보다는 오로지 캐릭터개그라는 면에서 이 연극은 캐릭터부분에서만큼은 100% 평점을 줄 수 있을듯합니다. 그러고보니 초반에 죽은 캐릭터말고는 한번씩 4차원 개그를 쳤군요.. 이런 캐릭터 연극같으니!!
그러고보니 개그포인트가 무척이나 황당했는데. 처음서부터 난로 옆 의자에서 조용히 고요한 오오라를 내뿜고 있던 테디베어는 동물원대목에서 포인트로 작용을 한다던가. 그냥 황당난감코믹의 마지막 장면에서 태엽감기로 등장하는 목줄이라던가.. 시간이 남아도시는 워그레이브판사님의 저택트릭으로 마무리.. (OTL...)
이래저래 황당한 개그포인트와 초스피드의 전개를 보여주는 연극이었지만 몰입도도 상당히 좋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무엇보다 좋았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많이 남을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블랙아웃시간이 상당히 많을것으로 예상되었었는데 생각보다 없었다는것도 장점으로 뽑을 수 있겠네요. 그만큼 대본과 연출의 짜임새가 괜찮다는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니까요.
정식 라이센스판이라면서 원래의 인디안 인형이 아닌 장난감 병정이라는것이 무척 아이러니 합니다만. '쥐덫'과 비슷하게 배경음의 비중이 공기수준이었기때문에 그냥 긴박감을 알려주기위한 소품의 정도로만 사용된걸로 기억될듯 싶습니다. 마지막에 노래를 부르는데 뭔 노래인지는 알아듣기 힘들었기때문에..;;
'쥐덫'이나 이 연극이나 팜플랫에 악보까지 그려져있지만 실제로 기억도 안난다는것이 넌센스..;;
* 그 분이 죽었을때의 그 모습이 상당히 임팩트있을것이라 예상했는데 우스꽝스러워서 폭소한 1인.
* 마지막에 태엽 목줄에 상당히 분노했던 3인.. (방 하나만!!이라고 외쳤더랬죠)
* 잊어버릴때쯤 등장하셔서 개그를 날리시는 로저스씨의 비중.. (대체 왜?!)
* 워그레이브판사님의 잊지못할 개그포인트.. 그래서 난 여기 앉아있다능... (명대사입죠)
* 연출자의 노림수인지 단순히 내 눈이 썩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말로 롬바드*블로어의 커플링.. 은혜로웠습니다.. 새로운 커플링에 눈을 뜨게 만들었습니다.. 며칠전에 아저씨 온리전을 가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나이에 아저씨*아저씨 커플링에 눈을 뜨게 될줄이야.. 게다가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으로.. (으하하하하하)
* 팜플랫은 싼 가격치고 꽤 괜찮습니다. 여타 크기만 크고 가격만 비싼 뮤지컬 팜플랫과는 수준이 틀려요.
* 브렌트 아줌마의 광신도 연기는 흡사 영화 '미스트'의 그 광신도 아줌마가 생각났더랬습니다.
* '쥐덫'에서 쓴 배경소품(책장)을 이 연극에서도 활용하는 센스.. 왠지 눈물이 났습니다. (ㅜㅜ)
* 좌석은 6줄인데 가로로 상당히 길어서 단순 소극장을 생각했는데 무대는 무척 컸습니다. 웃긴건 '쥐덫'때랑 무대배치가 똑같다는거.. 그냥 출입구가 하나만 없어졌을뿐.. 무대동선 완전 똑같고.. (먼산) 이번에도 위치가 어딘지 몰라서 헤맸는데 알고보니 맨 처음 모인 커피집 바로 옆이었다는.. 그냥 눈 뜬 장님;; (OTL..)
* 의외로 사람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전 석 매진이었나봐요.
장점과 단점을 골고루 갖춘(?!) 그런 연극이었습니다.
다음년도에도 공연을 한다면 한번 더 보러가고 싶은 그런 연극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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